기록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0.03.30 - 치자나무 어려서 우리집엔 치자화분이 있었다. 초록색 잎 사이로 피어나는 하얀꽃의 향기는, 맡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진한 달콤함을 머금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얘 하나만 가지고 있는 유일한 향기였다. 치자는 영어로 '가드니아'라고 한다. 향수에 미쳐있던 시절에는 샤넬에서 나왔던 가드니아 라는 향수가 치자향기에 가장 가깝다고 하여 미친듯이 찾아헤맸었지만 이미 단종된지 오래였던 그 아이를 내 손에 넣을순 없었다. 그 후로 가드니아라고 내세우는 다른 어떤 향수도 실제 치자꽃이 주는 감동을 주진 못했다. 이제 더이상 '어렸을때" 라고 표현하기 힘든 나이가 되었을 무렵부터 봄이 오는 이맘때... 오다가다 치자꽃 화분이 보이면 무조건 집에 데려왔었다. 그치만.. 꽃 봉우리는 분명 있었는데, 꽃을 보기가 왜이리 힘들던지..... 더보기 2020.03.11 어제, 너무너무 읽고싶은 책이 있어서 퇴근하고 강동도서관에 갔는데 말이야. 코로나 때문에 무기한 휴관을 한다네... 아오 열받아... 코로나가 정말 가지가지 성질나게 하네.. 아... 일본가고싶어... 더보기 2020.02.26 요즘은, 월화수목금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건 다른생각이 아무것도 들어올 여유가 없다는것. 가끔가다 드는 생각이라곤 '아.. 빨리 주말이 왔으면 좋겠다...' , 그러다가 막상 주말이 되면 할일이 없어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을 아까워 하며 불편한 기분으로 주말이 지나고나면 나는 또 다시 주말을 기다린다. 술도 먹고싶지 않고, 빵도 먹고싶지 않고, 필요한건 정신적인 여유일뿐.... 피곤해.. 더보기 2020.02.14 꽃시장에 가고싶지만, 이번주는 곧 피어날 히아신스가 있으니 패스하기로 해. 대신 고장난 리코를 고치러 을지로에 갔다가, 을지로 간 김에 중부시장에 들러 다시마랑 북어머리랑 쥐포를 사와야지... 미용실에도 들러야 하는데, 그건 좀 생각해보고... 은산언니가 힘내라고 보내준 커피랑 케이크 쿠폰쓰러 스타벅스에도 가고싶어... 정신적 육체적 여유가 없어서 미뤄뒀던 집안일도 하고싶고, 침대옆에 쌓여있는 책도 마무리 하고 싶지만, 얘네들은 맘에 담고픈 아이들이라 지금은 무리겠지.. 재형이와 약속한 오락실도 가야하는데.. 왜때문에. 일하는날은 5일이고, 쉬는날은 2일뿐인거야? 나는 요즘 뭐때문에 살고있는지를 모르겠어... 더보기 2020.01.22 나는 바뻐 죽겠다는 말, 힘들다는 말, 어렵다는 말, ... 하지 않으려고 노력할꺼야. ㅜㅜ 더보기 2020.01.20 요즘 내 삶 너무너무 노 잼 더보기 2020.01.07-빛의과거 나 자신이 실망스럽고 그러다 보니 의욕이 없어 방치하게 되고, 결국 해야할 것을 제대로 못 해 무력감에 빠지고, 무력감은 쫓김과 불안을 낳고 그래서 자신감을 잃은 끝에 제풀에 외로워지고, 그 외로움 위에 생존 의지인 자존심이 더해지니 남들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하고, 그러자 곧바로 소외감이 찾아오고 그것이 또 부당하게 느껴지고, 이 모든 감정이 시간 낭비인 것 같아 회의와 비관에 빠지는 것 - 은희경, 빛의 과거中 - 더보기 2019.12.06 - 반짝반짝 다른 별 이런 세세한 부분들은 '당연한 나의 일'이 돼버리면 잘 보이지 않기 시작한다.무언가를 잘한다는 것이 어떤 걸 의미하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나는 과연 무엇을 잘하는지 생각하게 된다.하나의 기준에서만 보면 우리는 모두 부족할지언정어느 하나 또는 그 이상을 남들과 다르게 해내고 있을 것이다. 시댁 어른들이 명절날 가져간 '엄마표' 육전을 보며 "계란 지짐이를 이렇게 말끔하고 튀어나온 부분 없이 곱게 만들다니!" 라고 말해주기 전까지내 눈에 모든 전은 그저 '전'일 뿐이었다.이 말을 전하니 엄마는 머쓱해하며 "그게 뭐 대단한가" 라며 배시시 웃는다. 우리는 저마다 다르게 반짝인다. - 2019.12.6, 동아일보 논설 '반짝반짝 다른 별' 중, - 김이나 -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