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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2020.03.30 - 치자나무

 

어려서 우리집엔 치자화분이 있었다.

초록색 잎 사이로 피어나는 하얀꽃의 향기는, 맡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진한 달콤함을 머금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얘 하나만 가지고 있는 유일한 향기였다.

 

치자는 영어로 '가드니아'라고 한다.

 

향수에 미쳐있던 시절에는 샤넬에서 나왔던 가드니아 라는 향수가 치자향기에 가장 가깝다고 하여 미친듯이 찾아헤맸었지만

이미 단종된지 오래였던 그 아이를 내 손에 넣을순 없었다.

그 후로 가드니아라고 내세우는 다른 어떤 향수도 실제 치자꽃이 주는 감동을 주진 못했다.

 

이제 더이상 '어렸을때" 라고 표현하기 힘든 나이가 되었을 무렵부터

봄이 오는 이맘때...  오다가다 치자꽃 화분이 보이면 무조건 집에 데려왔었다.

그치만.. 꽃 봉우리는 분명 있었는데, 꽃을 보기가 왜이리 힘들던지...

키우기 어려운 아이구나.. 라는 교훈을 남긴채 내 곁에서 사라져간 무수히 많은 치자나무 ..

 

그러다, 2020년 봄.

꽃시장을 다니게 된 계기로

다시 치자나무를 만나게 되었다.

 

꽃가게 아주머니는, 금방 피어날 아이라고 말하며 이아이를 내게 건냈다.

나는 1만원을 내고 얘를 데려왔다.

 

내가 치자꽃에 대한 특별한 기억과 향수가 있는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기억을 심어주고 싶었다.

세상에 이렇게 향기 좋은 꽃도 있어!! 너무 좋지~!  라고....

 

 

기다리고 있을테니,

힘을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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