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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기사단장죽이기

그녀가 어째서 나의 뻔뻔한 유혹을 딱 잘라 거절하지 않았는지는 잘 모른다.

어쩌면 그 시기 내 몸에 특수한 자기 같은것이 흘렀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그녀의 정신을(비유하자면) 소박한 쇳조각을 당기듯이 끌어당겼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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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흐릿한 초겨울 아침, 그녀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무슨 문서라도 낭독하는 투로 말했다

"이제 만나지 않는 게 좋겠어. 만나도 앞날이 없으니까" 라고. 혹은 그런 의미의 말을.

 

맞는 말이었다. 실제로 우리에게는 앞날은커녕 뿌리라 할 것도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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