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에 노마가 있으면 묘한 안정감이 더해졌다.
긴장은 잦아들고 이상하게도 보호받는 기분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는 기분.
어두운 밤이 그런 우리를 감싸안는 느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착해지는 것 같았다.
함께 걸으며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고
겨울에는 붕어빵을 사 먹었다.
봄과 가을에는 꽃과 단풍과 밤바람에 들떠서 무엇을 사 먹을 생각도 못했다.
노마가 집에 들어가 문 잠그는 소리까지 듣고, 담을 들여보내며 내일 보자 인사하고,
집에 돌아와 대충 씻고 누우면 일어나야 할 시간까지 네다섯 시간쯤 남아 있곤 했다.
몸은 고되고 앞날은 곤죽 같아도, 마음 한구석에 영영 변질되지 않을 따듯한 밥 한 덩이를 품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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